친애하는 나의 동생에게,
네 마지막 숨이 끊어지는 날이 있을까싶기에 이렇게 편지를 보낸단다.
애셜의 성에서 너는 애셜 왕에 의해 죽었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있단다.
네가 마지막까지 쓰고있던 모노클을 보며 아마 확신을 받으셨고 아버지께서는 꽤나 충격을 받으셨단 얘기부터 해야겠구나.
배신감때문에라고 생각한다면 맞을 거란다. 그가 옳다고 생각한 그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확신했을테니.
어머니께서는 이 일로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하고 계시고 말이야.
피에르테, 네가 믿고 따르는 자를 선택한 결과에 후회가 없었기에 그러한 선택을 했을거라 믿는단다.
그렇기에 너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겠지. 네가 죽었다면 절대로 그렇게 겨우 물건 하나만 남기고 죽을 네가 아니었을테니.
네가 가진 죄책감을 덜어내주려고 이야기를 꺼내보자면, 확실히 수많은 영지민들은 죽었어.
그리고 그들을 묻어주었지. 살아남은 자들은 운이 좋게 살아났지만 한동안 희망을 가지지 못했고 말이야.
그럼에도 더이상의 죽음이 끝났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살아가기 시작했어.
네가 약초를 정제하는 기술은 뛰어나다고는 못했지만, 응용만큼은 네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단다.
영지는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려고 하고 있어. 그리고 네가 죽었다는 걸 알고 슬퍼하는 자들도 있단다.
네가 살린 소수의 사람들이 살아가며 너를 기억하고 잊지 못하고 있지. 물론 나도 그렇고.
참,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하기로 하셨단다. 그러고 영지민들과 함께 나아가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직접 움직이고 계시지.
아버지께서는 한동안 개인실에 틀어박혀계셔서 내가 친히 그 뒤를 이었단다.
수많은 영양분을 얻으려다 홀로 말라비틀어져가는 것을 내버려둬도 문제는 없으니. 내가 자비롭잖니?
그리고 피에르테, 내가 너에게 이 편지를 보내는 이유는 단 하나야.
너는 잘못된 선택을 언제나 하지 않았어.
네 긍지와 이성이 택한 옳은 선택만을 해왔지.
넌 자랑스러운 롬바르드이자 동생이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너는 더이상 죽음을 선택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선택해도 말리지 않아.
하지만, 네가 돌아올 수 있는 자리는 마련해줄 수 있단다.
네가 돌아가지 못할 곳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단다.
그리고 롬바르드가 아닌 너로서 행복해지렴.
롬바르드가 아닌 너라도 나는 널 아끼니.
추신,
네가 가까운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단 것을 나는 알고있었단다.
나는 너보다 오래 살았던 만큼 눈과 귀가 더 많으니 말이다.
루엔야크에서 잘 지내고 심심하면 놀러오렴.
거짓 이름으로 온다해도 차 한 잔은 내주마.
너를 여전히 기억하는 언니,
Pieta Instinct Lomb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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